시인은 삶을 곡진하게 바라보려는 눈길로 사실적인 진정성을 넘어 해학과 우화적으로 표현하는 데 별다른 형식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그의 시편들은 살아온 연륜에 의한 어떤 해답을 깨달음의 언어로 표현하는가 하면 과거로부터 길어 올린 기억의 실마리들이 상상의 진폭과 개인사적인 환경적 요소에 의해 다소 낯선 기억의 옷으로 입혀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일상의 사소한 이야기이지만 절실하고 열광적인 이쑤시개의 다름 아니다. 오직 이쑤시개 정도일 뿐 이쑤시개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것이 바로 이 열광적인 삶의 모든 가치라는 말을 나는 은종일의 시에서 보았다.
-해설 「사소한 가치를 해학적 성찰로 빚은 時香」(박윤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