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리석고 사리에 밝지 못한 소시민의 살아가는 이야기다. 세상은 현자의 즉문즉설 입담도 필요하지만, 사는 것이 팍팍해질 때는 부족한 이의 생뚱맞은 이야기가 더 가깝게 느껴질 때가 많다. 수필은 대단한 문학이기 전에 영혼을 따뜻하게 감싸줄 마음 싸개며, 마음이 허한 사람들을 위한 미온의 위로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한 자서에서 보듯 이 에세이집은 크고 화려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이웃들의 작고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사는 보통사람들의 애환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표제작인 ‘꽃보다 개’를 비롯하여 ‘개고기와 신인상’ ‘대왕 바퀴벌레가 되었을 것이다’ ‘수컷에게도 희망이’ 등의 제목이 무척 생경스럽고 도발적이다. 이는 이 에세이집이 예사롭지 않은 내용으로 펼쳐져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실제로 석현수 씨는 평범한 것에서 비범함을 찾아내는 낯설게 하기로 생의 의미를 붙들어 내는 데 탁월한 식견을 지닌 작가이다. 이번 에세이집에 실린 편 편들도 석 씨의 그런 작가적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들이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