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여정 시집 - 힘들었제? > NEW BOOK YOUTUBE

■ 책 소개

갑작스러운 찾아온 병고로 절망과 두려움을 동반한 긴 터널에 들어서야 했다. 신여정 작가의 『힘들었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유도 모르고 닥친 중한 질병과 힘들었던 투병 생활, 고통스러웠던 기억 다시 찾은 일상에 감사하는, 시와 산문을 실은 문집이다.

책의 순서는, 소중한 아들의 태어남과 유아기의 성장 과정을 다룬 1부, 자신의 소박한 일상을 그린 2부, 발병과 진단 시의 두려움 절망감 등을 보여주는 3부, 입원, 수술을 거쳐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4부의 시 편과 수필 편인 5부 묶인 사랑, 6부 자유 사랑으로 나누어져 있다.

“…30년 온갖 동화 다 맛본/ 낡은 풍차 같은 세월/ 세모도 네모도 동그라미도/ 무수히 그려본 세월// 그 세월 속에는 / 곧은 나무도/ 삐딱한 나무도/ 흔들리는 들꽃도/ 가녀린 풀잎새도 있다 -「내 안에」 중에서-

하느님 무릎 꿇은 제 모습 보이시나요/ 예수님 두 팔 벌려 안기려는 제 모습 보이시나요/ 성모님 눈물 콧물 범벅으로 덮인 제 얼굴 보이시나요//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진흙탕에서 허우적대며/ 발버둥 치는 말라깽이 보이시나요/ 불타오르는 가시덤불 낭떠러지에 피할 길 없어/ 홀로 팔딱대는 제 모습 보이시나요//…// 누가 나 좀 구해주세요/ 누가 내 손 좀 잡아주세요 -「보이시나요」 전문 -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러나 겪고 싶지는 않은 고통을 겪으며 이겨내야 했던 작가가 “말로 그리는” 군더더기 없이 선명한 삶의 한 풍경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 “잠시 즐겁지 않은 놀이를 선택한 가상 시뮬레이션이라고(「MRI」)” 스스로 애써 위로하면서 시작된 생의 사투. 입원, 수술, 주사, 가발. 쑥뜸, 마약성진통제 등과 같은 구체적인 시어로 그린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담백하고 사실적인 시와 산문이 더없는 감동을 준다.

…// 세상 냄새에 빠져 님들 소리 못 들었다/ 세상 냄새 요란하여 헤매다 보니/ 눈과 귀는 멀고 닫혔었나보다 // 세상 냄새 무취하게 느껴질 때/ 눈과 귀가 열리더라//…// 빡빡머리 하고서야 보게 되는 하늘 말씀/ 빡빡머리 되고서야 듣게 되는 하늘 음성//… -「거울」 중에서-

고통의 터널을 지나 이제야 평안을 찾은 작가가 “생을 살아감에 있어 예상하지 못한 일들, 내 몫이라 하기엔 벅찬 일들, 혼자서는 헤쳐나갈 수 없는 일들을 겪으며 함께해 준 가족과 이웃의 따뜻함, 무한한 사랑을 주신 그분께 참으로 감사”한다는 마음을 담은 『힘들었제?』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같은 시련의 시대에 고난을 이기고 평화를 다시 찾는 비결은 결국 사랑임을 알려주는, 소중한 책이다.

아무 일도 없다/ 통증도/ 가려움도 열도// 마음도 우울하지 않고/ 서럽지도 않고/ 그냥 평화롭다// 참아지고/ 받아들여지고 // 기뻐진다 -「무심한 날」 전문-